일곱 번째, 중고차 주행거리가 짧은데 왜 더 저렴하나요? (외판?프레임?무사고?)
안녕하세요,
미니와 함께하는 일상 글보다, 중고차 관련 글이 부쩍 많아지네요.
자동차란. 시장에서 물건 사듯 가볍게 구매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수 년을 고민하고 공부해보며 나름대로 얻어진 철학(?)을 담았습니다.
차량 구매 관련하여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써내려봅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의견이기 때문에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차량 구매 시 의견 참고용으로만 확인해주세요.*
앞서 1편과 2편을 통하여 어떤 플랫폼에서 차량을 확인할지,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 리스트를 정하였다면
실제 방문하여 어떤 부분을 어떻게 확인하면 되는지 간략하게 써드렸었습니다.
다만 위의 두 가지 방법보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이
"어떤 차로 정하지" 인 것 같습니다.
예산을 정해 놓았음에도, 계속 조금씩 타협해가며 차량을 보다 보면, 어느 새 예산을 아득하게 뛰어넘은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더랬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비슷한 가격임에도 키로수가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를 보셨을 것입니다.
//어떤 차를 사야할지(ex 소나타를 살까, 그랜저를 살까) 고민하시는 분은 우선 차종부터 결정 하시고,
확정된 차종에서 어떤 트림을 사야할까 고민 중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점 참고 부탁드려요.//
현재 SK엔카에서 판매 중인 BMW 3시리즈 (f30)모델로 예시를 들어볼게요.

출고일은 거의 동일한 연식이며, 색상과 키로수만 다를 뿐 동일한 차종입니다.
첫 번째 차량은 주행거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한 경우입니다.
"키로수가 짧은데 왜 더 싸지?"
"주행거리가 긴 차량이 오히려 더 비싼 이유는 뭘까?"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차량의 히스토리를 확인해 보면, 단순한 외판 수리 이력이 아닌 골격(프레임) 손상 이력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를 운행하다 보면 다양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사고의 정도에 따라 차량의 가치가 달라집니다.



첫 번째 차량의 경우에는, 뭐라 설명 드릴 필요도 없을 정도로 화려합니다.
좌측의 외판과 우측의 주요 골격 관련 체크된 부분에 대하여 설명 드리자면,
1) 외판(휀더, 도어, 범퍼 등)만 교환/판금한 경우
- 차량의 외부 패널에만 손상이 있었던 경우입니다.
- 주차 중 긁힘, 가벼운 접촉 사고 등으로 인해 외판이 교환되었지만, 차량의 구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태입니다.
- 이런 경우, 성능상 큰 문제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주요 골격(프레임)까지 손상된 경우
- 단순한 접촉이 아닌, 차량 구조에 영향을 줄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았던 차량입니다.
- 프레임 손상이 발생한 차량은 수리 후에도 정렬(얼라인먼트) 문제, 차체 강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사고 당시 충격이 크기 때문에, 전자장비나 센서류가 정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즉, 주행거리가 짧고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차량의 골격이 손상된 이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외판 손상이 있는 차량은 단순 접촉 사고로 인해 교환 및 판금이 이뤄진 경우가 많아,
차량의 주행 성능이나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주요 골격(프레임) 부분에 데미지가 있는 차량은 단순한 충격을 넘어
차량의 구조 자체가 변형될 정도의 큰 사고를 겪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차량은 수리 후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일 수 있지만, 차량의 강성 및 안전성이 저하될 위험이 따릅니다.
- 차체 강성 저하
- 자동차는 설계 단계에서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고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하지만 주요 골격이 손상되고 판금 또는 용접 처리가 이루어지면, 본래의 강성이 유지되지 못해 2차 사고 시 충격이 제대로 분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차체 정렬 불량(얼라인먼트 문제)
- 골격이 손상된 차량은 정밀한 복원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차체 정렬이 완벽하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주행 중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 핸들 쏠림, 타이어 편마모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차량 컨트롤이 어려워질 위험이 있습니다.
3. 전자 장비 및 센서 오류 발생 가능성
- 최근 차량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포함한 다양한 전자 장비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주요 골격이 손상될 정도의 충격을 받은 차량은 이러한 센서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자칫하면 예상치 못한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차량 가치 하락 및 재판매 문제
- 골격 손상이 있는 차량은 아무리 잘 수리하더라도 차량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며, 향후 되팔 때도 매매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는 "골격 손상 이력"이 있는 차량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재판매 시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와 같은 이유로 주요 골격에 데미지가 가해진 차량은 주의깊게 확인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 차량입니다.

반면, 두 번째 차량은 교환·판금 내역이 전혀 없는 무사고 차량입니다.
첫 번째 차와는 다르게 외판과 골격에도 어떠한 데미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두 차량 중에서 구매를 하시게 된다면,
두 번째 차량이 스트레스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험 이력을 조회해보면 "내차 피해 금액"이 잡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많은 분들이 "보험 이력에 피해 금액이 있는데 무사고 차량이라고?"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무사고 차량의 기준: 우리가 아는 것 vs. 중고차 시장에서의 기준
많은 사람들이 "무사고 차량" 이라 하면, 출고된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단순한 흠집조차 없는 차량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말하는 무사고 차량의 기준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사고 차량
- 한 번도 사고가 나지 않은 차량
- 출고 당시 상태 그대로 유지된 차량
- 외부 스크래치나 도장 손상조차 거의 없는 차량
중고차 시장에서 말하는 무사고 차량
- 차량의 골격(프레임)이 손상되지 않은 차량을 의미함
- 외판(휀더, 도어, 트렁크, 범퍼 등) 교환이나 판금이 이루어진 경우라도, 프레임이 멀쩡하면 무사고 차량으로 간주됨
무사고 차량으로 인정되는 경우
- 외판 교환(휀더, 도어, 본넷, 트렁크, 범퍼 등)
- 외판 판금 및 도색 작업
- 경미한 접촉 사고 후 수리
사고 차량으로 분류되는 경우
- 주요 골격(프레임, 사이드 멤버, 크로스 멤버, A/B/C 필러, 루프 패널 등) 손상
- 용접을 동반한 프레임 판금 또는 교환
- 차량의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고
내차 피해 금액이 있는데 무사고 차량으로 표기되는 이유
보험 이력에 내차 피해 금액이 기록되어 있는데도 성능기록부에서 무사고 차량으로 표기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보험 처리를 하지 않고 개인이 사설 정비소에서 자비로 수리한 경우
-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했지만 보험 청구 없이 개인 비용으로 처리한 경우
- 외판 교환 없이 판금·도색만 진행한 경우 (성능점검에서 사고로 보지 않음)
국산차 기준으로 500만 원 수리비라고 하면 상당한 사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BMW의 경우 앞 범퍼 교환만 해도 100~200만 원, LED 엔젤아이 라이트 한 짝 교환만 해도 수백만 원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차 피해 금액이 500만 원이라고 해도 3회에 걸쳐 수리된 경우라면 큰 사고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주행거리가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차량은 아닙니다.
비슷한 예산대에서 차량을 선택할 때, 단순히 주행거리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차량의 사고 이력과 성능 점검 기록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예시를 참고하셔서, 예산 내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하시고, 스트레스 없는 차량 구매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