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이 있습니다.
"한 번쯤은 BMW를 타보아야 한다."
BMW의 두터운 팬층에서 나온 말일 터인데, 적어도 저에게는 꽤 의미 있게 다가오는 문장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배경을 설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과거 한국GM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GMC와 쉐보레를 비롯한 국내 출시된 GM의 모든 차종을 경험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묵직하다” 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물론 내수 시장에서 GM에 대한 평가는 다소 박한 편이었습니다.
"르쌍쉐" "쉐슬람" 같은 폄하하는 표현들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자동차를 선택할 때 안전성과 주행 질감의 묵직함을 최우선으로 두는 만큼
GM 차량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현대·기아 역시 좋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편의 사양은 상당한 경쟁력이 있지요.
다만, 렌트카나 쏘카, 지인의 차 등 다양한 현대·기아 차량을 운행하며 느꼈던 점이라면, 하체가 다소 가볍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특성은 경차나 소형차뿐만 아니라 대형 세단까지도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문을 여닫을 때의 감각까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보다 훨씬 많은 차를 운행해본 분들, 그리고 직업 특성상 실제 장거리 주행이 잦았던 분들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경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차종별로 수백 킬로미터씩 운행하며 느낀 감성이기에, 저에게는 꽤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체의 단단함을 중요하게 여기던 중, 우연히 지인의 BMW 3시리즈(F30) 모델을 운행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하체가 단단한 차량”을 고집하게 된 것이.
이전에 GM 차량을 운행하며 느꼈던 묵직한 하체 감성에 더하여, 거의 완벽한 무게 배분이 주는 주행의 즐거움까지 더해졌습니다.
특히나 코너를 돌아 나가는 질감은 가히 예술이라 부를 만 하더군요,
이에 3시리즈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BMW의 정비와 고질병 등에 대해 공부하는데
"드라이빙의 즐거움은 포르쉐를 제외하고는 1시리즈(F20)가 1티어다."라는 글을 보게 되었고,
이는 제 용기에 기름을 끼얹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고차 매물을 살펴보던 중 미니 브랜드에 대한 글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고카트 필링, 작지만 민첩한 회두성.
단언컨대 현 시점 대한민국에서는 1시리즈와 미니가 독보적인 주행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글이었습니다.
사실 미니는 그전까지도 도로에서 종종 보며 궁금했던 차량이었지요.
마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중고차 전시장에 미니가 있어 문의를 넣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시동을 켜보고, 공조기를 몇 번 돌려본 후,
"주세요."
그렇게 미니를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시승 한 번 없이 충동적으로 구매한 미니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를 픽업하여 집으로 가면서 느꼈던 주행의 즐거움.
절대 사면 안 되는 차라고들 말하지만,
이미 용기로 구매한 이상, 후회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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